한국의 최초 지하철 차량을 아십니까? 철도 (지하철포함)

1974년 8월 15일 서울지하철 1호선(청량리-서울역) 및 수도권전철(성북-수원/인천)의 개통이후 30여년이 지났습니다. 1970년 6월에 서울특별시지하철건설본부가 설치되고 외국 자본의 유치로 맨 손에서 지하철시대를 일구어낸 서울 지하철은 이제는 지하철 없이는 시내교통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발전을 이루어냈습니다. 서울지하철이 개통되기 전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재미있습니다만, 서울 지하철 개통 당시에 도입하여 운행해온 최초 지하철 차량에 대해서는 아마 대다수 분들이 모르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 한국의 최초 지하철 차량

때는 1973년 5월, 서울시와 철도청은 대일차관으로 일본과 서울지하철용 차량의 구매를 채결하였습니다. 서울의 지하철은 서울시 자체 조사단과 일본의 조사단의 협의에 거쳐서 건설시공은 한국의 기술로도 가능하고 운수나 차량쪽은 외국의 기술을 들여오는 것으로 결론지었으며 서울지하철의 최초 차량은 일본에서 들여오게 됩니다. 서울지하철 1호선(종로선)은 철도청의 수도권전철과 직통운행을 위해서 철도청의 교류구간과 지하의 직류구간을 둘 다 운행할 수 있도록 직교류혼용전동차를 도입하였습니다.

1974년 4월 1일 일본 히타치(日立)에서 제작된 초기 10편성이 도입되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최초전동차라고 할 수 있는 차량이 차량번호 1001-1002호로 되어있는 101편성 전동차입니다.
서울지하철 최초차량 101편성 1001호 (2001년 8월 25일 촬영)

한국의 최초 지하철 차량인 101편성의 맨 앞 Tc차의 차호는 1001호이고 101편성 최후부에 있는 Tc차의 차호는 1002호입니다.
서울지하철 최초차량 101편성 1002호 (2005년 6월 23일 촬영)

일본에서 바다를 건너와서 4월 1일에 도입된 이 차량은 1편성 6량으로 운행을 시작하여 7월 말까지 시험주행을 마치고 1974년 8월 15일 서울지하철 개통일부터 본선에 투입되어 지하철시대를 열었습니다.

전동차의 수명은 25년입니다. 일본에서 도입된 최초의 전동차 10편성이 1989년에 10량화 정책으로 인해서 10량으로 증설운행하였습니다만, 서울지하철 25주년과 맞춰서 최초 전동차의 폐차시기가 도래하였습니다.

최초의 지하철전동차인 101편성은 1999년 4월 4일까지 운행을 하고 군자차량기지로 회송하여 25년간의 임무를 조용히 마치고 신조전동차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게 됩니다. 단계적으로 일본에서 도입해온 1974년산 10편성이 폐차되면서 일부는 카페차량으로 매각되고 일부는 고철로 팔려나갔지만 서울지하철공사에서는 최초 반입차량인 101편성의 역사적인 면을 감안하여 추후에 건립할 지하철박물관에 보관하기 위해서 101편성을 분해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보존하게 됩니다.
신정차량기지에 원형 그대로 보존된 최초 지하철차량 101편성

차량의 퇴역 이후 군자차량기지에 보관하다가 기지의 공간부족을 이유로 신정차량기지로 101편성 6량을 이전하여 현재까지도 신정차량기지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25년간의 임무를 마치고 박물관에 보관될 날을 기다리면서 조용히 잠을 자고 있는 101편성의 내부는 적막합니다. 2001년 8월에 처음으로 지하철공사 신정차량기지에 방문해서 최초 반입차량인 101편성을 보고는 너무나 흥분했던 기억이 앞섭니다. 2005년 6월에 다시 신정차량기지를 찾았을 때에는 차량의 내부를 한번 대청소를 한 직후여서 2001년에 만났던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쓴 101편성의 모습과는 약간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차량의 객실 벽면에는 전동차 차량 제작사의 패찰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1974년 히타치라는 명판을 처음 보고 흥분했던 기억이 납니다. 25년간의 시간을 그대로 간직한 이 명판에서 서울지하철의 역사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차량 관통문에 지하철박물관에 보관될 차량이라는 표식이 붙어있습니다. 사실 2003년경에 학여울역 근처에 지하철 박물관이 생길 예정이었지만 용지매수와 예산부족의 이유로 전면 백지화가 되어서 101편성은 기약없이 신정차량기지에서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최근 여러 지하철 운영기관에서는 일반 시민들에게 차량기지를 공개하여 지하철 차량의 검수풍경 등을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서울메트로도 예외는 아니어서 2호선 신정차량기지도 견학을 할 수 있도록 공개해두기 때문에 혹여 신정차량기지에 견학을 가시게 된다면 꼭 한국의 최초 지하철 차량을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 최초 수도권 전동차 차량

1974년 8월 15일에 지하철구간인 청량리-서울역 구간의 개통은 사실 철도청의 수도권의 전기철도망 구축사업과 맞물려서 진행되었습니다. 앞서 최초 지하철 차량인 101편성은 서울지하철공사의 차량이고 철도청의 수도권 전기철도구간에도 최초 도입차량인 1x01편성이 있습니다.

서울지하철 1호선과 동시에 개통된 철도청의 수도권전철구간인 성북-구로-수원/인천구간에 투입될 전동차는 1호선 지하철에 투입될 차량과 동일한 디자인을 채택했으며 제작사는 일본의 니혼차량(日本車輛)과 카와사키중공(川崎重工), 킨키차량(近畿車輛), 토큐차량(東急車輛) 이렇게 4개의 차량제작사와 계약을 체결, 니혼차량이 39량, 카와사키중공이 39량, 킨키차량이 24량, 토큐차량이 24량으로써 총 21편성이 도입되었습니다. 이 중에 최초로 도입된 차량이 역시나 지하철공사의 101편성과 같은 1974년 4월 1일에 도입된 1x01편성의 일부인 1001호와 1201호, 1301호 전동차가 있습니다.
1974년 8월 15일 서울지하철-수도권전철 동시개통으로 역시나 여객운행에 투입되어 1998년 12월 21일에 운행을 종료하고 25년간의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철도청에서도 물론 최초 수도권전동차를 보존하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지하철공사처럼 6량 1편성을 다 보존하지는 않고 전시공간의 부족이라는 이유로 1001호 Tc차와 1301호 M'차만 구로차량기지에 유치하여 철도박물관으로 보내기 위해서 임시적으로 보존을 하게 됩니다. 2001년 12월 3일에 구로차량기지에 방문해서 최초 수도권전동차인 1001호를 보았습니다만, 1998년에 운행을 종료한 후 3년동안이나 방치를 해 두어서 차량 상태가 엉망이었습니다. 동년 12월 15일에 구로차량기지에서 용산 서울철도차량정비창으로 차량이 이전하여 보관이 되었습니다.
최초 수도권전동차인 1001호와 1301호. (2002년 2월 촬영)

철도박물관의 부지 부족으로 최초 수도권전동차가 계속 방치되었고 1976년도에 국산화한 최초전동차편성(1x15편성)의 절반(1015호, 1215호)을 폐차시켜 고철로 팔리게 되었습니다.
2002년 가을에 철도박물관에 새로운 차량이 전시가 되었습니다. 차량은 1001호인데 자세히 살펴보면 1001호하고는 사뭇 다릅니다. 행선지필름의 고무테두리도 다르고 차량번호부분(1001호)이 미묘하게 다릅니다.

혹시나 하고 철도청측에 문의한 결과 철도청측에서는 일본에서 들여온 최초전동차인 1001호를 전시하려고 했으나 차량의 상태가 엉망이고 수리하기가 어려워서 1976년에 국내에서 조립하여 국산화에 성공한 최초 국산전동차 1x15편성의 일부인 1115호와 1315호를 1001호와 1301호로 차량번호만 바꾸어서 최초전동차라는 명목으로 전시를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용산 서울정비창에서 대전정비창으로 내려간 진짜 1001호는 고철로 분해될 위기에 놓여지게 되자 많은 철도애호가들이 철도청을 향해 항의 민원을 보냈고 결국에는 철도박물관측과 철도청측에서 이들 의견을 받아들여서 2003년 여름에 일본에서 도입된 진짜 1001호가 박물관에 입성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씩이나 고철로 분해될 위기에 놓였다가 철도애호가들의 노력으로 결국엔
철도박물관에 전시된 최초 수도권 전동차 1001호의 모습.

말끔하게 수리되어 무려 1974년 도입 당시의 파란색 도색을 하고 나타난 진짜 1001호를 보면서 최초 수도권전동차의 박물관 전시과정을 전부 지켜본 저로써는 이 전동차를 볼 때마다 흐뭇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이 차량 뒤에는 1001호와 1301호로 차량번호가 바뀌어버린 최초 국산전동차인 1115호와 1315호가 원래 차량번호를 부착하고 의왕 철도박물관에 같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하마터면 후손들에게 1976년에 대우중공업에서 국산조립생산을 한 국산전동차 1호를 1974년 일본에서 도입한 최초 차량으로 잘못 알려져 한국의 철도사를 왜곡할만한 거대 사건(?)이 될 뻔했습니다만, 결국엔 최초 수도권 전동차인 1001호가 박물관에 무사히 보존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한국의 철도사를 스스로 지켜낸 많은 철도애호가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의왕 철도박물관에 방문하시게 되면 한 켠에 1115호, 1315호, 1001호 3량의 수도권 전동차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냥 수도권전동차라는 생각을 가지지 마시고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왜곡될 뻔한 역사를 바로 세우고 힘들게 보존된 귀중한 전동차라는 것을 잊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덧글

  • 미리내 2006/08/03 01:08 # 답글

    우왓! 루리카님이 들려주시는 옛날 이야기 잘 보았습니다 +ㅁ+b
    정말로 숨겨진 이야기가 많은 철도이야기네요 ^-^;; [웃음]
  • 미리내 2006/08/03 01:10 # 답글

    덧붙여 박물관에 들어간 1001호라던가 기타 등등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철도공사가 얼마나 편하게 박물관을
    운영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말예요 T^T;;
    (물론 열심히 하시는 분이 더 많지만요 ^-^/)
  • Ego君 2006/08/03 01:25 # 답글

    지하철에 저런 숨겨진 이야기가 있다니. 잘 봤습니다:) 철도박물관 가게 되면 이 포스트를 꼭 생각을 해야겠네요^^
  • tanato 2006/08/03 01:26 # 답글

    2003년에 들어왔군요. 언제 한번 다시 가봐야겠군요. 철도박물관을 간게 8년은 된거같네요.
  • Ritsuko 2006/08/03 03:20 # 답글

    잇힝.... 이제야 이런걸 올리시는 군요;;; 예전에.... 대문에...(으흠)... 1001번을.................4라고.....말을.......
  • 日本海 2006/08/03 09:12 # 답글

    1301이 보존되지 못한 것이 끝내 유감.
  • 란스 2006/08/03 10:44 # 답글

    이호공감으로 고고
  • 피아월드 2006/08/03 10:51 # 답글

    으음. 이거 얼마 전에 철도박물관에 갔을때 본 물건이죠. 다행스럽게도 초기형 전동차가 폐차되지 않고 그대로 박물관에 보존되게 되어서 무척 기뻤습니다.
  • 구바바 2006/08/03 17:56 # 답글

    번호를 바꿔서 최초 전동차라고 전시하려는 발상을 하다니, 가히 엽기적이군요(...)
    그건 그렇고, 제가 태어나서 살고 있는 곳은 3호선 운행지역이라 저 모양(위 사진들)의 전동차를 타볼 기회가 별로 없었지만, 보면 묘하게 친근감이 느껴지더군요... ^^;;
  • 루리카 2006/08/06 17:15 # 답글

    미리내님//
    철도박물관이 민간에 위탁되어 운영중이라서 그런 듯 합니다. 사실 부채로 허덕이는 철도공사가 역사를 기록하고 남기기보다는 수익모델을 찾는 것이 급선무이긴 하지만 옹졸한 태도라고 해야할까요.

    Ego君님//
    철도박물관에 가시게 되면 이러한 뒷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tanato님//
    그러고보니 저도 철도박물관을 안 가본지 2년인가 되었지요.

    Ritsuko님//
    잇힝. 괴물 어제 봤음. 개인적으로 기대이상-ㅁ-b

    日本海님//
    결국엔 1301호는 대전정비창에서 최후를 맞이했지요.

    란스님//
    축구선수 이호씨가 공감할 내용이럴지는..

    피아월드님//
    철도박물관의 9904호나 3102호나 1001호일당은 철도애호가들의 노력으로 보존되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구바바님//
    나중에 서울정비창에 갔었다가 1115호를 1001호로 번호를 바꾸자는 발상을 내신 팀장님과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었습니다. 물론 현업에서 다 부서진 1001호를 고치는 것도바 1115호를 갔다놓는게 경제적이지만 더 먼 안목을 바라보면 과연 그게 현명한 일인가하는 물음이 생기더군요.
  • STARGAZER 2006/08/07 17:09 # 답글

    와...지하철 박물관이 생길 뻔했군요. 나중에라도 꼭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파란색 수도권 전동차는 낯설어요ㅡ
  • 루리카 2006/08/11 10:27 # 답글

    STARGAZER님//
    전 파란색 국철전동차를 보면서 커왔기 때문에 반가웠었답니다;ㅁ;
  • dlsnditirk 2007/10/06 21:54 # 삭제 답글

    아직 이런전철 다니던데요? ㅋ
    1호선 타다보면 가끔 들어와요 어제도 탔는데 ㅋ
  • 오픈연대기 2009/01/28 00:27 # 삭제 답글

    좋은기록입니다. 이곳에 더 많이 쌓아주세요.
    지하철 연대기 - http://www.openchronicle.com/stories/368
  • 바타고 2014/07/09 19:35 # 답글

    2006년도 글이군요. 혹시 이 댓글 보실지 궁금합니다 ^^;;
    오래된 백과사전의 사진을 포스팅하다가 1001호 시운전 사진이 있길래 궁금해서 검색하다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
  • 루리카 2014/07/20 02:31 #

    한참 인터넷 문화가 발전되고 개인홈페이지 시대가 열리던 2000년대 초반에 저도 개인홈페이지를 만든다고 저렇게 열심히 찍으러다니던 생각이 납니다. 그때만 해도 퇴역한 1001호 전동차를 사진으로 담는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때 어렵게 찍어놓었던 사진들과 자료들이 이렇게 빛을 보는 것 같습니다.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Yaqyayya 2019/04/23 19:34 # 삭제 답글

    제가 어렸을때 글이네요. 이젠 2019년, 국내 최초 VVVF 제어방식 전동차인 341x01편성이 폐차될 때가 되었는데 1001호처럼 될까봐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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